교육
도서관으로 가자
혹시 당신은 전곡고의 도서관에 방문해 봤습니까? 방문해봤다면 어떠한 목적으로 방문했습니까? 현재, IT 기술이 발전하고 e-book이 상용화됨에 따라, 이동의 번거로움, 소장의 불편함 등으로 도서관의 이용률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2022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교내 도서관 이용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98.2%의 학생이 학교도서관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지만, 63.6%의 학생이 6번 이하로 방문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재학 일수의 2%도 안 되는 일수다. 우리는 왜 도서관을 잘 이용하지 않을까? 아니, 우리는 왜 도서관을 이용해야 할까? 굳이 교내 도서관을 이용해야 할까? 왜 독서를 해야 할까? 도서관에서는 꼭 독서만을 해야 할까? 다른 것을 할 수 있지는 않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고, 도서관에 대한 편견을 깨고자, 전곡고등학교도서관 사서 김송이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도서관과 독서의 중요성은 무엇일까요? A. "올해 가을쯤, 도서관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서울의 모 구청장이 작은 도서관을 모두 폐지하고 그 자리에 공부방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시민들이 나서서 이를 공론화시키고 결국 해당 계획을 철회시켰어요. 그때 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이 나왔지요. 학교도서관의 목적으로 앞에 쓴 글에서 학교의 모든 교수 학습 활동을 지원한다고 썼습니다만, 또 하나의 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도서관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 언제건 필요한 책이 있고, 필요한 자료가 있고, 알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도서관에 찾아와 찾아보거나 상담하게 하는 일입니다. 네이버나 구글 등을 통해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볼 수 있지만, 거기 실린 정보는 검증된 정보가 아니지요. 백과사전같이, 전문가들이 나서서 편집해 만든 자료라면 다르겠지만 지식인이나 블로그에 소개된 정보는 출처를 재확인하고, 이 사실이 맞는지 한 번 더 검증을 해야 합니다. 팩트체크와도 같은 교차검증(크로스체크)을 말입니다. 도서관에 있는 책은 책의 전문가인 사서가 검증하고 정리하여 수집된 장서입니다. 그런 정보를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는 공간이 도서관이기도 하고요. 또 공공 도서관은 그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편하게 책을 볼 수 있고,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전에는 일부 종교기관의, 부유한 귀족의 재산이었던 도서관이 프랑스혁명을 기점으로 공공에게 열리게 되었다는 것도 중요하게 보아야 하지요. 모든 사람들에게, 사회구성원에게 공평한 정보 접근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로 도서관이랍니다. 그래서 도서관이 없어진다는 소식에 구민들이 나서서 지켜낸 것이고요. 독서가 중요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무언가 더 알고 싶어 할 때 찾기 위해서는 독서가 필요하니까요. 독서의 서(書)는 종이책만 의미하지 않습니다. 글이 적힌 무언가, 정보를 담고 있는 매체라면 무엇이든 다 책(書)입니다. 그러니 독(讀)도 글을 읽는 것만 아니라 웹툰을 보며 훑듯이 내리는 것(스크롤링), 손끝으로 점자를 읽는 방법, TTS(text to speech 전자책의 기능)와 같이 누군가가 말로 전달하는 내용을 듣는 것 둘 다 포함하겠죠.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 방법을 기르고 싶다면, 내가 듣고 있는 정보가 틀린 것인지 아닌지 궁금하다면, 독서 습관을 꾸준히 키워주세요. 이런 능력은 결국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과도 이어지니, 나중에 언젠가 필요할 때 절대로 배신하지 않으니까요." Q. 학교도서관이 공공 도서관과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요? A. "학교도서관과 공공 도서관은 서로 다른 관종이기 때문에 차별화라고 보기는 어렵죠. 같은 고등학교 도서관끼리라면 둘이 같은 관종인데 어떤 차별점이 있느냐, 차별화 전략이 무엇이냐고 할 수 있지만, 학교도서관과 공공 도서관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일단, 공공 도서관은 일반 대중, 공공에 열린 도서관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여러 공공 도서관은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경기도는 조금 다른 게, 지금 건립 예정인 경기도 대표도서관은 경기도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연천도서관은 연천군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이잖아요. 학교도서관은 다릅니다. 학교도서관은 원칙적으로 학교의 구성원이 이용하는 도서관입니다. 몇몇 학교도서관은 공공 도서관이 없는 지역에서 그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학교 구성원이 제일 먼저예요. 학교도서관의 모 기관은 또 학교이기도 하니까, 학교도서관의 목적 또한 학교의 목적을 따릅니다. 학교도서관 이용 교육을 할 때 항상 강조하는 것도 그 부분이지요. “학교도서관은 학교를 모 기관으로 두기 때문에, 학교의 교수 학습활동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지원함을 원칙으로 한다.” 그래서 학교도서관과 공공 도서관은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중학교도서관과 고등학교도서관이 어떻게 다른지는 설명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15년을 중학교에서 근무했고, 전곡고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근무를 하는데, 정말로 달라요. 가장 큰 부분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도서를 도서관에 들여도 문제없다는 점이요. 중학교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쉬운 도서를 중심으로 고르게 되거든요. 고등학교는 그런 고민을 덜 합니다. 그리고 중학교는 어떻게라도 책을 읽히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면, 고등학교는 학생의 진로와 어떻게 하면 엮을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그런 점을 차별화로 보아도 좋을 거예요." Q. 도서관을 이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A. "보통 도서관은 대출증이라 불리는 이용증이 필요하지요. 전곡고에서는 학생증이 대출증을 겸하고 있지만, 1년에 한 번 찍을까 말까 합니다. 그냥 와서 이름을 불러주시면 맞춰서 대출 처리합니다. 대출 기간은 4주이며, 연체되어도 제게 한 소리 듣고 나면 연체가 풀리니 걱정 덜하셔도 되고요. 한 번에 세 권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학기 중에는 제가 출근하는 시간부터 퇴근하는 시간까지, 최소 9시부터 5시까지 열려 있고요, 방학 중에는 사서 보조인 이규영 씨가 근무하기 때문에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열려 있습니다." Q. 전곡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 책에서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구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책은 루리의 『긴긴밤』입니다. 아마 지금 읽을 때와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읽을 때, 그리고 나중에 양육자가 되어 읽을 때의 느낌이 다 다를 거라 생각해요. 읽고 나면 펭귄과 코뿔소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흰 코뿔소....... (우는 중) “그리고 우리는, 코와 부리를 맞대고 다시 인사할 것이다.” " Q. 전곡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책은, 지식과 정보를 담는 그릇입니다. 그릇을 교양있는 단어로 표현하면, 매체라고 하지요. 그러므로 도서관은 종이책뿐만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포함하는 모든 매체를 다루는 공간인 겁니다. 종이책을 읽으면 좋지만, 아니어도 상관없습니다. 넓은 지식의 바다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내고, 가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 학교도서관이 가장 장려하고 지원하는 작업입니다. 학교도서관이 아니라 모든 도서관이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으니 용기내어 도전하세요." 이용자들의 평생교육 및 정보이용, 문화 활동의 장려는 도서관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다. 하지만 공공 도서관의 경우, 사용자의 신분이나 이용 목표가 광범위하기에 집단적 효과는 볼 수 있어도 개인적 효과를 보기에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교내 도서관은 다르다. 주요 이용자가 학생이기 때문에, 개인에게 있어 좀 더 효과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본교의 도서관은 진로 관련 독서 등... 학생 특화 도서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우리에게 깊은 지식과 정보를 줄 수 있는 전곡고 도서관으로 모여 보자! 기사 : 최지희, 김도형 편집 : 노유정